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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노천명-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언제나 점잖은 편 말이 없구나.
관(冠)이 향기로운 너는
무척 높은 족속이었나 보다.
물 속의 제 그림자를 들여다보고
잃었던 전설을 생각해 내고는
어찌할 수 없는 향수에
슬픈 모가지를 하고
먼 데 산을 쳐다본다.
모가지가 짧아서 슬픈 인간이여.
언제나 내앞에 한 등치 큰남자.
극이 들어올리 없는
무척 덩치 큰남자었나 보다.
내 앞의 남 뒤통수를 들여다보고
앉았던 방석을 생각해 내고는
어찌할 수 없는 내키에
슬픈 모가지를 하고
먼 데 극을 바라본다
*상황설정.
(공연관람시)
-본인의 앞 자리에,
덩치 큰 남자가 앉아있을 경우.-
를,
상상하시고 읽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