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원 예비후보 A씨의 하루 |
입력시간 : 2010. 03.01.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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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늦도록 인사하고 명함 주며 지지 호소
의정활동 격려 힘얻고 정치무관심엔 씁쓸
"가려운 곳 긁어주는 참일꾼 되겠다" 각오
“하루 300명이 넘는 유권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다보면 손이 얼얼합니다.”
올 6·2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광주지역 기초의원 A씨.
28일은 정월대보름이자 일요일이지만 A씨는 아침 일찍부터 길을 나섰다.
자신이 장로로 있는 교회 교인들에게 얼굴 도장을 찍은 후 농촌 지역구 노인들을 만나 애로를 청취하고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서다.
현역 기초의원 신분이지만 의회에 첫 입성한 4년전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지난 22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현역의원이 품위없이 어깨띠를 두른 모습이 보기 좋지 않다고 만류하는 이들도 있지만 의원 신분을 유지한 채 본격적인 선거운동도 할 수 있어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만나 악수를 하게 될까?
기대감 반 긴장감 반에 각오를 다잡고 찾아간 OO교회. ‘올 선거에서 선전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기도를 마치고 어깨띠를 두른 채 교회 정문 앞에 섰다.
예배를 마치고 나오는 교인들을 상대로 “지난 4년간 지역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했습니다. 앞으로의 4년도 더 열심히 일하고 싶습니다. 도와주십시오”라고 힘차게 인사를 한 후 한 사람 한 사람 손을 맞잡고 명함을 나눠주며 지지를 부탁했다.
그들의 손에서 전해오는 온기와 “열심히 하라”는 격려가 큰 힘이 됐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선거운동을 하다보니 점심시간을 훌쩍 넘겼다. 그러나 한가하게 밥을 먹을 시간이 없다. 유권자를 한사람이라도 더 만나기 위해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30여분 운전을 해 도착한 도심 속 농촌마을. 이 지역구는 인구가 채 3천여명이 안되는 곳이지만 인구가 더 많은 다른 지역구보다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인구 대부분이 노인들이다보니 이런 저런 민원도 많고 세심히 살펴야 할 일들이 많기 때문이다.
“안녕하셨어요. 잘지내셨지요?”라고 인사를 건네며 노인정으로 들어서자 10여명의 할머니들이 “아이고 의원님 오셨네”라고 아는 체를 하며 반겼다.
열심히 지역구를 돌아다녔던 지난 4년간의 의정활동이 헛되지는 않았구나라는 생각에 한껏 기분이 좋아졌다.
“올 지방선거에 다시 한번 출마하기로 했다”고 하자 “선거를 언제 하느냐”고 되묻는다. 6월2일에 8번 투표를 해야한다는 설명에 “그때는 우리 농촌이 가장 바쁠 때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이 정도로 심각하다는 생각에 씁쓸해 졌다.
한 할머니의 “희망근로에서 탈락했다”는 하소연과 “노인일자리를 늘려 달라”는 등 이런저런 민원에 일일이 설명을 하고 나니 벌써 조기축구 회원들과 만나기로 한 저녁 약속시간이 다 됐다.
예비후보 A씨의 하루는 이처럼 사람 만나는 일로 시작해 사람만나는 일로 끝이 난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다음날 있을 지역구 행사와 스케줄을 꼼꼼히 체크한다.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300여명이 넘는 주민들과 악수를 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손이 다 얼얼하고 팔이 뻐끈해 질 정도로 고된 일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기운 빠지는 일이 “민주당 일색” “그나물에 그 밥”이라는 비판을 들었을 때다.
열심히 해도 알아주지 않은 주민들을 볼 때면 속이 상하기도 하지만 “힘내라” “열심히 하라”는 격려도 있어 그나마 다시 힘을 낼 수가 있다.
“눈에 보이는 것으로만 평가를 하는 것이 안타깝지만 이에 실망하지 않고 주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참 일꾼이 되겠다”는 A씨는 “재선에 꼭 성공해 주민들의 정치에 대한 불신을 씻어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대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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