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소식

동네를 빛내는 얼굴-북구 석곡동 혜가 스님

북구신수정 2009. 10. 13. 17:06

기획시리즈/동네를 빛내는 얼굴


37. 북구 석곡동 혜가 스님


남을 위하는 것이 곧 나를 위한 일


배고픈 이웃에 온정 담긴 쌀 전달

말에 앞서 행동으로 나눔 실천해


 

 “다른 사람에게는 보시하라는 사람들이 정작 실천하지 않고 있을 때가 많습니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이는 것이 큰 가르침이 될 것 같아 한 것 뿐입니다.”

아직 이렇다 할 것 없다는 북구 석곡동 주룡암 주지 혜가(45) 스님은 ‘배고파 본 사람만이 그 심정을 알 수 있듯이’ 어려움을 알기에 작은 나눔을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신도들과 뜻을 모아 석곡동 주민센터에 쌀을 지난해부터 주기적으로 기탁해 오고 있다. 먹는 것이 풍족해졌다 하지만, 아직도 밥 한끼 해결하기 힘든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점점 빈부격차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럴수록 진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사람을 찾아 도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동 주민센터에 직접 전화를 걸어, 작은 도움이라도 보태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이 곧 나를 이롭게 하는 것이다’는 말이 있습니다. 보이고 행하는 것이 같아야 하는 것은 변하지 않는 이치입니다. 누구에게나 고통은 있는 것이고, 그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가르침이 되고, 그렇지 않기도 합니다.”

부모의 사랑 대신 할머니의 보살핌으로 성장했음에도 어느 것 하나 원망하지 않으며 세월을 보냈다. 불법은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했고, 수년을 산 속에서 보낸 세월의 덧없음을 알고 세상으로 나왔다. 베풀고 살아야 진짜 삶이라는 생각을 실천하기 위해서였다.

“앞으로는 어르신들을 위한 일도 하려고 합니다. 주룡암 건너편에 황토방을 짓고 있는데, 연말이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관심을 갖고 하려고 하니 지혜가 절로 찾아지는 것 같습니다. 주저하지 않고 실천하는 것, 그것이 지식이지 꼭 배워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명예와 권력 등 물질을 추구하기보다 사람답게 살기 위해 자신을 돌아보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못 먹고 살던 시절에는 배만 부르면 행복하다 했지만, 오히려 배부르니 더 큰 것을 바라고, 그만큼 큰 고통에 휩싸여 있지 않습니까. 물질에 치우친 삶을 잠시 내려놓고 자신을 돌아볼 여유를 가지고 살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