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광주드림-“배워서 제대로 감시하자” 공부하는 지방의원들

북구신수정 2008. 6. 1. 09:52

광주드림 로고

 

“배워서 제대로 감시하자” 공부하는 지방의원들
이광재 jajuy@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06-08-24 00:00:00
▲ 지난 22일 밤 북동에 있는 참여자치21 사무실에서 시·구의원과 시민들이 지방의회 관련 강좌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22일 늦은 밤 북구 북동신협 2층 참여자치21 사무실.
 냉방 기구라곤 선풍기 두 대가 전부지만, 여름날 밤 선풍기의 훈풍보다 더 뜨거운 열기가 사무실 안에 가득했다.
 참여자치21이 5대 지방의원들을 상대로 마련한 의정활동실무강좌. 지난 6월말부터 연말까지 예정으로 매주 화요일 밤마다 여는데 이날이 8번째다. 공식 수업시간은 밤 9시부터 자정까지지만, 자정을 넘기기가 일쑤다.
 참여자치에 따르면, 그동안 이 강좌에 얼굴을 내밀었던 의원들은 소속 정당과 지역구를 떠나 모두 30명에 달한다. 하지만 워낙 바쁜 사람들이다보니 대개 15명 안팎이 참석하는데, 이날은 웬일인지 유독 출석률이 낮은 편이란다.
 이날 수업은 지방자치법에 이어 지방재정법에 관한 마지막 강좌였다. 법과 시행령을 함께 펼쳐놓고 같이 읽다가 중요한 부분에선 토론을 하거나 설명이 따르는 식으로 이뤄졌다.
 이 단체 대표이자 강좌를 이끌고 있는 김상집 대표는 “의정활동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게 지방자치법과 지방재정법”이라며 “대개 행정에서 단서조항을 이용해 엉뚱한 일을 하는 경우가 있어 글자 하나하나 꼼꼼히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강생들 가운데 시의원들도 참여하고 있다. 손재홍 의원은 이날 중국 출장 때문에 결석했고, 조광향 의원은 오늘까지 개근이란다.
 초선인 조 의원은 “의정에 관한 일로 법을 들여다보는 것은 처음”이라며 “초기엔 정말 어렵더니, 그래도 수업을 거듭하면서 이젠 귀에 들어온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북구의회 신수정 의원도 “원론적인 법에 대한 공부는 물론이고 의정 실무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도 나누고 있다”며 “조만간 구정질문 일정이 있는데, 질문 방향과 방법에 대한 의견을 서로 교환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동구의회 배용태 의원은 참여자치21의 회원이다. 그는 동료 의원들을 꼬드겨(?) 강좌에 끌어들였고, 내친 김에 회원 가입도 시켰다.
 그렇게 함께 하고 있는 동구의회 김형기 의원과 김영우 의원은 모두 재선의원이다. 이들이 수업중에 내놓는 사례와 경험담은 수업의 양념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김영우 의원은 “처음엔 `그래도 재선의원인데’하는 생각에 약간 부끄러운 생각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그걸 떠나 제대로 한번 해보고 싶었고 와보니 좋은 공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기 의원은 “내가 이 나이에 얼마나 배우겠느냐. 그저 함께 하는 게 좋을 뿐”이라고 말하지만, 수업시간에 졸지 않기 위해 수업이 있는 날은 초저녁 무렵 미리 잠을 자고 올 정도로 열심이다.
 현직 의원들 뿐 아니라, 오미덕 전 북구의원과 북구 지역민 문혜옥(43)씨 등 지방자치에 관심 있는 이들도 참석하고 있다. 문씨는 “북구청에서 하는 시민참여예산제를 대비한 공부”라며 “지방자치 전반에 대한 공부를 먼저 하니 훨씬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방자치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의원의 자질이나 능력이 종종 도마에 오르곤 한다. 열대야를 잊고 `야독’에 빠져 있는 사람들. 이들이 보여줄 4년의 의정활동이 기대된다.
 이광재 기자 jajuy@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