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소식

동네를 빛내는 얼굴-북구 두암3동 김성숙 씨

북구신수정 2009. 7. 14. 18:25

기획시리즈/ 동네를 빛내는 얼굴


31 북구 두암3동 김성숙 씨


봉사는 복을 불러 옵니다


청소년상담, 원예치료, 건강 체조 강사 등

더불어 잘 살기 실천으로 바쁘지만 ‘보람’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지나고 보니 정말 고마웠습니다’라는 편지를 받았을 때 나름 보람을 느꼈어요.”

광주1호 화훼장식기사 김성숙(49) 씨는 마흔 살에 도전한 배움을 계기로 지역 사회에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가방 속에 잊지 않고 항상 챙기는 것은 일정이 빼곡히 적힌 작은 달력. 지나온 흔적을 살피니 어느 하루 그냥 보낸 날이 없다.

“건강 체조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경로당 일정을 빼고 사이사이 빈 시간에 개인적인 봉사를 해요. 내세울 것 없이 작은 것이지만, 나를 필요로 하는 그곳에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해요.”

광주대학교 성인학습센터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다문화 가정 여성들이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매주 월요일 오전에는 그녀들의 아이를 보살핀다. 누가 시킨 것이 아닌, 스스로 하겠다 하여 벌인 일이다.

“오후에는 경로당에 가서 어르신들과 건강 체조를 해요. 건강체조는 일주일에 세 번 하는데 가끔 재료를 준비해 원예 치료도 진행하고 있는데, 다들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만드는 것을 힘들어하는 어르신들도 꽃으로 작은 소품들을 만들고 나면 뿌듯함에 즐거워한다. 이런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절로 기분이 좋아진단다.

“어떤 사람들은 그러대요, ‘많이 돌아다니는 것에 비해 소득 없는 일을 한다’고 말이에요. 그런데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소득이란 것이 돈으로 따지자면 내 돈 들여가며 하고 있으니 맞는 말이지만, 부지런히 열심히 사는 엄마를 보고 자녀들이 배우는 것이 더 크다고 생각해요.”

세 자녀를 두었지만 모두 남부럽지 않게 키워냈다. 고등학교 1학년에 다니고 있는 막내에게 많은 시간을 쏟지 못하는 것이 미안하지만, 제 할일을 소신 있게 해내고 있는 것도 진심으로 다른 사람을 위해 살고 있는 덕분이라고 믿는다.

“다들 힘들다고 생각하지만, 힘든 점은 별로 없어요. 운전이 서툴러 물건 들고 버스 타고 다니는 것이 좀 고생이죠. 청소년들에게는 자식을 키운 부모의 마음으로, 어르신들에게는 내 부모에게 하듯이, 배우고 경험한 것을 나눈다 생각해요. 다만 더 많이 배워서 더 전문적으로 해보고 싶은 아쉬움이 항상 있어요.”

무엇이든 배워두면 꼭 활용할 데가 있기 때문에 배우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자신의 건강이 안 좋아 10년 전 배웠던 국선도는 지금 어르신들 건강 체조를 하는데도 유용하게 접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락이 오기를 기다리기보다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찾아다니는 부지런함은 많은 사람들이 김씨를 필요로 하게 만들었다. 상담 활동을 하든, 원예치료를 하든 일을 통해 얻은 수입의 대부분은 고스란히 봉사를 위해 지출한다.

“주위에 다른 사람을 위해 사는 사람들이 수도 없이 많아요. 그래서 자꾸 찾아가게 되고, 또 찾으면 자연스레 발길이 옮겨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