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조대신문-이철규 열사를 아십니까

북구신수정 2009. 10. 6. 11:28

 

 

이철규 열사를 아십니까

2009년 05월 13일 (수) 09:05:41 백진 기자 baekjin24

 


“이철규를 살려내라!”

지난 6일 낮 12시, 20년 전 억울한 죽음을 당한 이철규 열사의 진상규명 집회에서 들리던 이 구호가 민족민주열사 묘역 앞에서 울려 퍼졌다. 이철규 열사 추모사업회 20주년 행사위원회 장진성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추모제는 엄숙한 분위기에서 약 한 시간 반 동안 진행됐다.

세상에 자식을 잃은 어미의 심정보다 더 슬픈 게 또 어디 있을까. 여든에 가까워지는 노모는 이철규 열사 추모곡을 부르는 가수의 목소리를 들으며 자리에 주저앉아있다. 눈물을 흘리며 아들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는 열사의 어머니. “아이고 철규야, 아이고, 억울하게 죽은 내 불쌍한 자석… 얼매나, 얼매나 아팠을 것이여...” 열사 어머니의 눈물에 보는 이 모두 안타까운 마음으로 묘지 앞 고인의 사진을 들여다봤다.

 

인사들의 추모사가 이어지고, 묘지 앞에 선 사람들은 함께 그의 넋을 기렸다. 중간에 서서 앞에 나온 사람들의 말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던 북구의회 신수정(37) 의원은 매년 이철규 열사를 기억하고 추모제를 찾는다. "직접적인 활동 시기는 다르지만 같은 시대정신을 공유하던 선배였고, 학생운동을 통해 민주화에 대한 열망과 의지를 함께 다졌다"며 “이철규 열사가 남기고 간 ‘민주’라는 과제를 앞으로 우리가 해결해 나감으로써 지역민들과 후배들이 그 정신을 배우고 계승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하루빨리 진상조사가 이루어지도록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추모제에 참석한 우리 대학 박희재(경제.3)학생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것이 이철규 열사가 바라던 세상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며 “국민을 탄압하고 자주권을 말살하는 이 정부 아래서 우리는 열사의 정신을 기억하고 공동체 의식 함양을 통해 다가오는 선거에서 정부 심판 의지를 모야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올해 추모제는 20주년을 맞이해 같은 날 저녁 그를 기억하기 위한 추모 문화제도 함께 열었다. 사람들이 조금 더 쉽게 접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행사다. 장진성 집행위원장은 “20주년의 의미를 다시 참여할 수 있는 형태로 고민했고, 이는 앞으로의 역사정신을 어떻게 계승해나갈 것인가에 대한 방법적 측면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램은 추모 총체극 ‘꺼지지 않는 자주의 빛으로 살아’와 추모 다큐멘터리 ‘눈 감지 못한 영혼’이 준비 됐으며 5․18기념문화센터 민주홀에서 크게 치러졌다. 총체극은 무용, 노래, 연기, 음악, 씻김 굿 등 각 예술분야를 활용해 슬픔과 감동을 극대화했다. 마치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것처럼 예술의 총체극답게 화려한 무대였다. 그 뒤 바로 이어진 추모 다큐멘터리는 이철규 열사의 죽음부터 ‘의문사’로 처리된 이후의 이야기까지 그의 죽음과 관련된 이야기를 자세하게 풀었다. 이 두 작품 모두 부족한 예산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의 의지와 결의로 만들어낸 결과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총체극에서 이철규 열사 역할을 맡은 배우 박영진 씨는 “이번 연극을 준비하면서 자료를 찾아보고 평전을 2번도 넘게 봤다”고 한다. “연습을 할수록 상처가 쌓여 심적으로도 부담스러울 만큼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저렸다”며 열사에 대한 안타까움이 컸다. “그래도 이런 기회를 통해 학생들이나 일반 시민들이 열사에 대한 정보를 알고, 딱딱한 교육보다는 더 쉽게 이해하고 다가가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