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다같이 돌자, 동네 한바퀴! |
⑨ 북구 풍향동 주부순찰단 골목길 따라 동네사랑 피어난다 오랜 세월 담 맞대고 정 나눈 이웃 위해 구석구석 세심하게 살피는 일 보람 느껴 “바쁜 시간에 나오는 것이 좀 불편할 뿐이지, 할만해요. 작지만 이런 일들이 쌓여 다른 사람이 조금 더 편할 수 있다면 좋지요.” 36년이 넘게 북구 풍향동에 살아 오고 있는 남옥순(59) 씨. 멀리서 찾아온 손님도 뒤로한 채 주부순찰단 활동에 나선다. 지난 1월 5일, 주부순찰단이 풍향 고지대 골목 구석구석을 살피기 위해 걸음을 재촉한다. 크고 반듯한 길은 아니지만 오랜 세월 수많은 주민들이 골목을 사이로 정을 나누고 있는 곳이다. 접어들면 막다른 길일 것 같지만, 굽이굽이 이어진 작은 사잇길로 사람의 향기가 피어오른다. “도시에서 이런 곳 보셨어요? 좁은 골목골목마다 옹기종기 사람이 살고 있어요. 길이 보이지 않는 저기에도 집이 있고, 저기도 저기도.” 동네가 오래되다 보니 젊은 사람보다 나이든 어르신들이 많이 산단다. 최근에는 재개발이 확정되면서 떠난 사람이 있어 빈집이 꽤 많아졌다. 그래서 가끔 으쓱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는 김춘심(55) 씨는 그래도 동네가 좋단다. 아들, 딸 낳고 키우면서 젊은 시절을 보냈고, 지금은 문만 열면 미소가 그려지는 친근한 이웃이 있기 때문이다. 주부순찰단 조끼를 입고 동네를 돌며 만나는 어르신들에게 안부 인사를 건네고, 손에 든 짐은 인심 좋은 동네 슈퍼에 맡기기도 한다. “처음에는 ‘뭣 하는 것인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아줌마 네 다섯명이 동네를 활보하고 다니니 안 그랬겠어요? 지금은 ‘고생한다, 수고한다’는 말을 듣기도 해 보람돼요.”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 주민들을 위해 무언가를 한다는 사실이 뿌듯한 김덕애(58) 씨. 아쉬운 것이 있다면 쓰레기를 구석진 곳에 몰래 갖다 버리는 양심 없는 주민들이 있다는 사실. “그러지 말자고 해도 한 두명이 꼭 일을 저질러요. 그러면 다른 사람들이 너나 없이 따라하고. 좁은 골목이라 쓰레기 문제가 가장 심각한 것 같아요. 그래도 처음보다 많이 깨끗해졌어요.” 알게 모르게 집 앞 골목을 청소하는 주민이 있어 그렇단다. 아침마다 운동 삼아 자신의 집 근처를 청소하는 것 뿐이라고 하지만, 그런 모습을 보는 주부순찰단도 더 열심히 동네 곳곳을 살피게 된다고. 서방시장에서부터 광주교육대, 북문교회, 풍향어린이공원, 백림약국 등을 주부 23명이 5개 모둠을 구성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돌아본다. 하수도 맨홀 뚜껑 재설치, 가로등 교체, 패인 골목길 포장 등 주민들이 안전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관찰한다. 순찰단이 할 수 있는 간단한 일은 스스로 하고, 그렇지 않은 사항은 동 주민센터 등에 알려 관계된 곳에서 전문적으로 해결하도록 하고 있다. “최근에 혼자 사는 어르신이 세상을 떴어요. 거기서 나온 가구들이 길목에 쌓여 있어서 처리 요청을 했어요. 수거하기로 되어 있다는 종이가 붙은 걸 보니, 기분이 좋네요.” |
'북구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따뜻한 마음 담은 점심 한끼 (0) | 2009.01.15 |
---|---|
‘자동차 연납제도’ 신청하세요! (0) | 2009.01.15 |
동네를 빛내는 얼굴-두암3동 김병국님 (0) | 2009.01.15 |
사회적 배려 대상자 도시가스 요금 할인 (0) | 2009.01.02 |
지역특성 살리는 ‘마을 만들기’ (0) | 2008.1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