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소식

인/터/뷰-북구 두암3동 김 양 심 씨

북구신수정 2009. 4. 14. 09:30

인/터/뷰-북구 두암3동 김 양 심 씨



열린 가슴으로 배우고 실천하니

답답함 풀어지며 지금은 ‘행복’


 

 “다른 사람 일할 때 잠자고, 잠자야 할 때 일어나고, 하는 일 없이 하루 종일 잠만 자는 아이였어요. 이젠 제 마음도 알아주고 일도 찾아주니 달라졌어요. 졸린 눈을 비비며 일하러 나가고 화도 내지 않아요.”

집안 형편 생각해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벌고, 군 제대 후 성실하게 복학을 준비했던 건강한 아들이 어느날부터인가 ‘내 아들이 아닌갑다’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변했다고 말하는 김양심(61) 씨.

학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작은 일에 격분하고,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고 우기는 등 가족과 다툼이 잦아졌다. 주위 사람들이 알까 무서워 쉬쉬하며 숨겼다.

“동아리 활동을 하다 사람들 말에 상처를 받은 것 같았어요. 여러 사람이 있는 가운데 면박을 당했다고 하더라구요.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는지 느닷없이 화를 내고 점점 이상해져갔어요.”

전문병원을 찾아 입원하기를 여러 번. 의사 선생님들의 충고와 주의를 몇 번이나 새기며 관련 모임도 적극적으로 찾아다녔다. 집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동 주민센터 ‘마음건강 교육’은 빠지지 않고 꼭 참석한다.

“교육을 받은 후 아들은 ‘마음이 아픈 환자’라는 것을 더욱 잘 알게 되었어요. 예전에는 같이 소리 지르고 부수고 싸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어떤 방법으로 대해야 하는 지, 말을 해야 하는지도 알게 되고 집안이 평안해졌어요.”

아들의 증상을 숨기고 살았던 세월보다 드러내고 치료 방법을 찾아 실천하고 있는 현재가 마음 편하단다.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의견도 들어보고, 위로도 얻으며 여러 가지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란다.

“어떤 날은 기가 탁 막혀 눈물조차 나오지 않을 때도 있었어요. 어디다 말도 못하고, 말 한자리 할 때가 없었지요. 그런데 동 주민센터에서 열리는 마음건강 교육에 나오면 편하게 이야기도 하고 선생님 말씀도 듣고 하니 마음이 편해졌어요.”

예전에는 아들 이야기만 나오면 하염없이 쏟아지는 눈물 때문에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도 두려움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크게 웃으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며칠 전에는 제 이름으로 된 통장을 만들고, 돈도 찾아오더니 얼마나 좋아라 하던지…. 그 모습을 보니 절로 기뻐 눈물이 났어요. 이제는 ‘더 아프기만 안하고 이대로만 있어도 좋겠다’는 바람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