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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고 푸른마을, 주민 손으로-북구 석곡동 분토마을

북구신수정 2009. 8. 17. 17:47

깨끗하고 푸른마을, 주민 손으로



북구 석곡동 분토마을, 정기적 환경 정화 활동

자체적으로 재활용품 분리 수거대도 마련하고

모두가 한마음으로 살기좋은 동네 만들기 앞장


 

 “오늘은 마을 청소를 하는 날입니다. 비가 많이 와 석곡천에 쓰레기들이 많이 떠밀려 왔습니다. 모두가 집 앞에서부터 시작해 석곡천 주변을 청소합시다.”

북구 석곡동 분토마을. 김성태(52) 통장 집에서 흘러나오는 쩌렁쩌렁한 방송 소리가 아침을 깨운다.

손에는 대 빗자루와 집게를 들고, 마을운영위원회 문일선(62) 씨가 나눠주는 쓰레기 봉투를 받아든다. ‘탈탈탈, 덜덜덜’ 쓰레기 포대를 이동할 경운기 소리도 들려온다. 아침 6시에 시작되는 청소는 1시간 30분 가량 이어진다.

4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분토마을은 현재 100가구 정도가 살고 있는 도심에서 가까운 농촌. 한달에 한번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환경 정화 활동은 오래전부터 시작된 마을 전통이기도 하다.

마을 운영위원 27명이 중심이 되어 매월 5일을 마을 청소일로 정하고 올 초부터 활동했다. 여기에 주민들이 너도 나도 참여하게 된 것.

마을이 깨끗해지면 좋은 것 아니냐는 이근기(60) 씨는 “농번기에는 바쁘기도 하지만, 응당 마을 사람으로서 해야 한다. 이곳은 풍경이 좋아 차를 타고 가면서 음식물 쓰레기와 건축 폐기물을 몰래 갖다 버리는 몰상식한 사람들이 있어 큰 문제”라며 “희망근로 참여자들을 풀숲에 감춰 진 쓰레기를 치우는 등 환경 가꾸기를 시켰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지난 8월 5일은 장마로 인해 석곡천에 컴퓨터, 가구 등 큰물에 밀려온 쓰레기들을 치우기 위해 준비를 했다. 북구 청소행정과에서 쓰레기 봉투 75ℓ 20매를 지원해 주고, 쓰레기 더미는 즉각적으로 치워주기로 했다.

‘푸른 마을 가꾸기’를 위해 새마을부녀회에서는 지난 2월에 재활용품 분리 수거대를 마을 입구를 비롯한 세 곳에 설치했다. 비용은 45명의 부녀회원들이 모은 회비로 해결했다.

새마을부녀회장 장정순(60) 씨는 “아파트에는 분리수거함이 있어 편리하지만 자연마을에는 없다. 설치하고 나니 일반 쓰레기와 섞이지 않아 좋다. 부녀회 뿐만 아니라 주민 모두가 관리하고 있다”면서 “인근 자연마을도 재활용품 분리 수거대를 마련하면 좋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집 앞에서 시작된 마을 청소는 분토마을 앞 분토교부터 약 1.5km 구간 석곡천을 따라 진행됐다. 경운기 2대로 쓰레기를 운반하지만 넘쳐나는 쓰레기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그래도 마을 주민들이 나서니 망정이지 석곡천은 물이 흐르는 곳이 아닌 쓰레기장이 될 상황인 것이다.

마을번영회장을 맡고 있는 양세근(74) 씨는 최근 들어 외지인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 때문에 환경이 파괴되고 있다고 걱정한다. 그래서 분토마을 뿐만 아니라 인근 동네도 함께해야 깨끗한 석곡동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추석과 설날 전후, 계절에 따라 마을 안팎을 청소합니다. 어릴적엔 석곡천에서 물고기도 잡고, 멱도 감고 그랬는데 지금은 쓰레기들이 넘쳐납니다. 생활의 중심은 하천인데, 주변 마을도 함께 ‘푸른 마을 가꾸기’에 동참했으면 좋겠습니다.”